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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자신 있는 일이나 잘 아는 내용의 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그러지 않은 일이라도 좋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시 말하자면, 남한테 욕먹기 싫어서 열심히 한다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다.

회사에서 계약종료를 원했고, 팀장은 이에 따라 인수인계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내 얘기를 들은 지인들은 '그만두는 판국에 무슨 인수인계서냐 대충 작성하고 나와라'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최소한의 책임만 지면 되는 것이니까.

근데 마지막에 팀장하고 나눈 대화에서 이 문구가 내 마음에 박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리고 난 그 말에 동의했고, 그것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누구일지도 모르는 내 후임을 위해서 자세하게 작성했다.


결론적으로는 너무 자세하다고 퇴짜맞았다.


나에게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너무 자세하다고 안된다니...메뉴얼은 그래야하는거 아닌가...?

오히려 그냥 대충 사진을 긁어다가 붙인, 설명은 얼마 없는 다른 동료의 인수인계서가 잘 작성된 본보기라고 했다.

물론 내가 작성하는 방식이 팀장이 원하는 것과 다를 순 있지만, 내 노력조차 무시하는 팀장의 태도에 화가 났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중요하지 않는 일에 너무 열과 성을 다했더니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그러다가 앞으로 내가 해야하는 중요한 일들이 떠올랐고, '내가 얼마나 헛된 짓에 열정을 쏟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을 위해 자소서, 경력 정리, 자격증 등 준비해야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떠나가는 아니 나를 떠나보내는 조직의 리더의 말을 들으며, 중요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쏟아 부은 내 자신이 한심했다.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필요한 일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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